국립중앙의료원 예산 삭감하면 제 2의 코로나 누가 막을 것인가?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 예산 삭감에 대한 총동문회 기자회견문
우리 국립중앙의료원 총동문회는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이 당초 정부가 약속했던 내용에서 크게 후퇴한 것에 대해 깊은 분노를 느끼며 이제라도 정부가 예산 삭감 계획을 철회하고 국립중앙의료원을 제대로 세워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6.25전쟁 이후 외국의 원조를 받아 1958년에 개원하여 한때 840병상까지 운영하며 최고의 의료진과 의료시설을 갖춘 명실상부한 국가중심병원으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대형 민간 의료기관들이 줄지어 설립되면서 우수한 의료진들이 빠져나가고 병원이 노후화되면서 현대화 논의가 시작되었지만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20여 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2002년 사스 유행, 2009년 신종플루 사태를 맞아 국립중앙의료원은 국민을 위해 나섰고 2015년 메르스 위기 때는 기존 환자 진료를 모두 중단하고 메르스 환자들을 위해 전 직원이 총력 대응하였습니다. 그렇게 메르스 사태로 텅 비웠던 병상이 어느 정도 채워질 무렵 다시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국립중앙의료원은 기존 환자들을 또 내보내고 병원을 비우며 코로나 환자를 받아야 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루빨리 현대화 사업을 진행해 제대로 된 국가중심병원이 되기만을 고대해왔습니다.
그러나 신년 벽두부터 알려진 기획재정부의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 축소 (모병원 526병상 포함 총 760병상)에 우리는 분노하며 예산 삭감 철회를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특히 기재부가 축소 이유로 국립중앙의료원의 낮은 병상 이용률 (2016~2019, 4년 평균 약 70% 수준)을 근거로 든 것에 대해 우리는 배신감을 느낍니다. 2015년에 민간병원으로 가기 어려운 취약계층 환자들까지 억지로 내보내며 메르스 대응을 하도록 일반 환자 진료를 위축시킨 정부가 이를 근거로 투자를 제한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이렇게 예산을 삭감하면 앞으로 또 감염병 위기가 왔을 때 어떻게 국립중앙의료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의료 기술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고 의료 접근성 또한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우수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리나라 의료의 우수함은 민간 의료기관들의 발전으로 이룬 것입니다. 그 결과 지난 메르스와 코로나19 사태 때 미충족 필수의료의 부실함을 우리는 뼈아프게 경험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미충족 필수의료를 이끌 국립중앙의료원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총 1000병상 이상 (모병원 800병상)의 규모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재부가 축소한 규모로는 기대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며 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입니다.
정부는 세계 수준의 감염병병원 건립과 모병원을 필수중증의료의 중앙센터와 지역 공공병원의 3차병원으로 육성하겠다고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이번에도 국립중앙의료원을 제대로 만들지 않을 바엔 차라리 문을 닫고 민간 의료기관 중심으로 국가 감염병 대응 체계를 만드십시요. 수준 낮은 국가 병원은 국민들의 세금 부담만 키우고 의료 취약 계층에겐 해가 될 뿐입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때 지금까지 눈부시게 발전해온 국내 유수 대학병원들의 우수한 경쟁력과 국민건강보험제도로 탄탄하게 뒷받침되어온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앞으로도 더욱 시너지 효과를 얻어 국민 의료이용 만족도를 올리고 국민 건강을 증진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재난 등 위기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의료 안전망을 빈틈없이 메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의료기술은 날로 고도화되고 있고 국가적 미충족 의료 대응의 중추적 기능 및 최후의 보루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정 투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따라서 기획재정부가 통보한 총사업비 조정 결과는 당장 철회되어야 하며, 그동안 보건복지부, 국립중앙의료원, 질병관리청 등 3자로 구성된 ‘공동 추진단’에서 마련한 기본 계획대로 본원 800병상, 중앙감염병병원 150병상, 중앙외상센터 100병상 이상을 확보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2023년 01월 31일 국립중앙의료원 총동문회 회장 조필자